일본 투자자들, 미국 국채 대거 팔았다

입력 2017-02-13 18:57  

'최대 보유' 일본, 213억달러어치 처분
트럼프발 정치불안에 중국·영국도 매도



[ 김동욱 기자 ]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미국 국채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미국 채권 최대보유국인 일본을 필두로 중국, 영국 등 주요 채권국이 잇따라 대규모로 미 국채 매도에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정치불안이 급증한 데 따른 시장투자자의 경고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지난해 12월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2조3900억엔(약 213억달러)이나 줄었다”며 “일본이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인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월별 미 국채 매도 규모로는 ‘긴축발작’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2013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연말의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1조1000억달러 가까운 미 국채를 보유해 최다 채권보유국 지위는 유지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은 지난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미 국채를 매각해 보유액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들 국가가 판 국채는 주로 미국에서 사들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채의 43%인 5조9400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채권을 모두 던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도쿄에서부터 베이징, 런던까지 미 국채의 안전성과 투자가치를 의심하는 기류가 확산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재정적자가 늘고 물가가 오르든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든지 채권값은 떨어질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강압적인 대외정책이 외국투자자를 자국이나 주변 역내에 머물도록 하는 영향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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