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올해 40대 톱 여배우들이 공백기를 끝내고 잇따라 안방극장을 찾는다.
공백기가 가장 길었던 이영애가 지난달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로 13년 만에 돌아온 데 이어 고소영이 오는 27일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복귀한다.
다음달에는 엄정화가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로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다. 김희선과 김선아도 사전제작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결혼과 출산으로 장기 공백을 거친 여배우들의 경우 '안방마님'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영애는 '사임당'에서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0년 만에 돌아오는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유부녀로 분한다.
'완벽한 아내'는 세파에 찌든 보통 주부 심재복(고소영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고소영은 남편 장동건과의 결혼생활 경험을 살려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해 46세로 진짜 아줌마"라며 "그동안 섹시한 커리어 우먼 등 많은 작품 제안이 들어왔지만 진짜 성격을 보여주고 싶어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2009년 KBS 2TV '결혼 못하는 남자' 이후 7년여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엄정화가 맡은 유지나는 불꽃 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가수다. 20년 이상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가수인 엄정화와 유사한 캐릭터 설정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는 스타가수 유지나와 그녀의 모창가수 정해당(구혜선 분)의 사연을 다룰 예정이다.
또한 김희선과 김선아도 현재 사전 제작 중인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로 올해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드라마는 호화스러운 삶을 살던 우아진(김희선 분)이 집안의 몰락과 남편의 배신으로 밑바닥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김선아는 상류 사회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야망을 품은 요양사 박복자로 변신한다.
여배우들의 안방극장 복귀는 현재 남성 중심 영화 일변도인 충무로 상황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배급사들이 개봉 예정인 영화는 대다수가 남자배우 혹은 다수의 남자배우가 주연인 영화"라며 "40대 여배우들이 극장가보다는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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