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는 대구지역은 기업과 기업의 협력, 행정과 기업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참여해 성공한 대구 지역의 협력 모델을 소개한다.
먼저 대구 주행시험장이다. 주행시험장은 자동차 완성차 회사나 부품 회사의 성능과 신뢰성 테스트를 하기 위한 중요한 인프라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지역 자동차업계가 힘을 합쳐 시험장 조성에 나서 2014년 완공했다. 대구 주행시험장은 40여만㎡ 규모로 크지는 않지만 도심에 있어 많은 완성차 회사와 부품회사가 이용하고 있다. 지역 기업들이 재단을 구성해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 대구 메디시티협의회가 협력의 좋은 예다. 대구시는 전통적으로 한방이 발전했고, 많은 의과대학과 병원이 있는 의료도시다.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지정된 이후 대구의 의료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서비스 5단체, 경북대·동산의료원 등을 비롯한 대형 병원, 지역 연구계와 의료기업들이 포함된 협의회를 구성해 2011년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공동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공동세탁물, 의료질과 서비스 향상 등 여러 가지 공동 사업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입주한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임상을 실시해 초기 시장을 열어주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미래에는 이런 산·학·연·정 협력 모델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산업과 산업의 융합, 기술과 기술의 융합에 있고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효율적인 휴먼 커넥티비티(human connectivity)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가칭 ‘미래산업육성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미래산업육성추진단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통합이다. 행정조직의 각 부서는 주어진 범위에서 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기존에 주어진 정책 지원 자원과 연구 인프라도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먼저 행정 측면에서는 연구개발(R&D), 자금, 인력, 부지, 시장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기업과 기업, 연구기관과 연구기관 혹은 기업과 연구기관 상호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포럼, 워킹그룹 등의 창구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콘셉트는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의 접근이다. 대구시는 이미 스타기업 제도를 통해 기업에 성공적인 정책 지원을 한 사례가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자동차 부품 의료 에너지 협회 등을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섬유업계는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산업용 섬유를 연구하지만 자동차를 잘 모른다. 로봇업계는 기술은 있으나 초기 시장이 없다고 한다. 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이런 사항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시장을 형성하고 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나가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홍석준 <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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