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 받은 후 고생했다고 전화도"
[ 이상엽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사진)이 ‘국정 농단’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조사가 끝나자 “고맙다, 고생했다”고 인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사에 앞서 유리한 취지의 진술을 해달라고 당부한 정황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의 1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구 전 이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는 당일 아침 안 전 수석이 직접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이 ‘그동안 연락 못 해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 전 수석의 제안을 받고 지난해 1월 재단 이사장에 취임했지만 한 달여 만에 해임됐다.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이 내가 유명하다며 이사장에서 물러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엔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재단 운영에 관여하고 다른 의견을 내 방해가 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검찰 조사를 받기 전날엔 김필승 전 K스포츠재단 이사가 전화를 걸어 ‘검찰에 가서 안 전 수석에 대한 얘기를 하지 말고 자신이 추천한 거로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21일 검찰에 처음 출석했을 당시 김 전 이사를 통해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이사장직을 제안받았고 이후 스스로 사퇴했다고 진술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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