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 등 주방용품·가구 브랜드 입점
[ 강영연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리빙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가구와 생활소품 등 집 꾸미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미국의 최대 리빙 브랜드인 윌리엄스소노마와 독점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가구 브랜드인 현대리바트는 10년간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게 됐다. 윌리엄스소노마(고급 주방용품), 포터리반(가구·침구 등 홈데코), 포터리반 키즈(유아동 가구와 소품), 웨스트 엘름(중저가 가구) 등 4개 브랜드가 들어온다.
윌리엄스소노마는 1956년 찰스 윌리엄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지역에 차린 주방기구 가게에서 출발했다. 요리사였던 그는 프랑스 여행 중 봤던 조리기구에 매료돼 미국에 수입 판매했다. 현재 8개 브랜드를 운영하며 미국 캐나다 영국 등 7개국에 63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윌리엄스소노마는 카탈로그와 매장, 온라인몰을 활용한 멀티채널 전략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회원들에게 자사 제품을 활용해 리빙 전문잡지처럼 꾸며놓은 카탈로그를 보낸다. 광고 예산의 90%를 카탈로그에 쓸 정도로 공을 들인다. 매장은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온라인몰에서는 인테리어 팁과 신상품 정보 등을 공유한다.
현대리바트도 비슷한 전략을 펼 계획이다. 오는 5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 포터리반과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매장을 낸다. 리빙관 1~2층에 1647㎡ 규모로 조성한다. 미국처럼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6월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윌리엄스소노마 매장을 연다. 온라인몰도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 등 유통 채널을 활용해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윌리엄스소노마의 4개 브랜드 매장을 30개 이상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독점 계약은 리빙부문을 강화하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 회장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을 지시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5년 초부터 윌리엄스소노마와 독점계약을 추진해왔다. 협상 초기 윌리엄스소노마는 한국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한다. 정 회장은 점포 위치, 인테리어 계획뿐 아니라 향후 유통 전략까지 직접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시점에 정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반전의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는 연내 플래그십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윌리엄스소노마의 브랜드를 동시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이 찾는 관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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