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원그룹, 동부고속 매각한다

입력 2017-02-15 18:44   수정 2017-02-1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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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렌터카·서울버스터미널 지분도
"핵심 물류사업에 역량 집중"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5일 오후 4시25분

동원그룹이 동부고속버스와 동부렌터카 등 동부익스프레스의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 1일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을 인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인수 기업의 자산 매각에 나섰다. 동원그룹이 잘할 수 있는 핵심 물류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낮추기 위한 행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동부고속버스, 동부렌터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 등 비물류 사업을 팔기 위해 매각 자문사 선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동부고속버스와 동부렌터카는 매년 1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거두는 알짜 사업이다. 서울 핵심 요지인 반포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은 장부가격이 1300억원에 달한다.

동원 측은 이들 자산을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분할 매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키지 매각 가격을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 1일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KTB PE와 큐캐피탈 등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으로부터 4162억원에 인수했다. 회사 인수 절차를 끝내자마자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동원그룹은 고객 운송이나 렌터카 사업을 하지 않는다.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것도 항만 운송 물류창고 등 물류업과의 시너지를 노렸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전부터 동원산업(참치 원양어업), 동원F&B(식품유통), 동원시스템즈(포장재) 등 그룹 계열사에서 나오는 물동량을 자체 처리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동원산업은 전체 인수자금의 80%가량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재무 부담이 부각되면서 동원산업 주가는 작년 말 36만7000원으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약세를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원이 비핵심 사업 매각에 성공하면 국내 3위권 종합물류회사 경영권을 불과 2000억원 안팎에 인수한 셈이 된다”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그룹 내외부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원그룹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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