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사원 "금속노조 가입"…자동차 업계 '속앓이'

입력 2017-02-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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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판매대리점 노조, 20일 가입여부 확정

본사 영업사원과 같은 일 하지만 연봉 등 처우 달라
현대·기아차에 직접고용 요구…정규직 노조는 반대



[ 강현우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오는 20일 중앙위원회에서 현대·기아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이 주축인 판매연대노동조합의 가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판매노조는 막강한 투쟁력을 가진 금속노조에 가입해 대리점주가 아니라 현대·기아차와의 직접 교섭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조직은 직영점과 대리점으로 나뉜다. 직영점에는 본사 정규직 영업사원이, 대리점에는 대리점주와 계약한 영업사원이 근무한다. 직영점 직원 노조인 판매위원회(기아차는 판매지회)는 각사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기아차지부) 소속이다.

대리점 영업사원 노조인 판매노조는 지난해 5월 결성해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해 왔다. 판매노조는 중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 본사에 직접 고용할 것(정규직화)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공장의 사내하도급업체 직원들의 정규직화 요구로 몸살을 앓아온 데 이어 대리점 직원들까지 노조를 조직해 본사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판매노조는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 대리점 영업사원을 조합원으로 받고 있다. 현재 규모는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판매노조가 내세우는 1차 목표는 조합원(영업사원)과 대리점 간 고용 관계 확립이다. 영업사원은 대부분 대리점주와 판매 위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기본급·퇴직금이 없거나 4대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선영 판매노조 위원장은 “노조의 보호를 받는 본사 정규직 영업사원은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 반면 대리점 직원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량 판매에 따른 수당만 받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판매노조는 또 완성차업체(원청)가 대리점(하청) 직원들을 교육하고 실적을 관리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고용주가 아니기 때문에 교섭에 응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최근 법적 상대가 아닌 본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며 이슈화해 부담을 지우는 전략을 계속 써왔다.

판매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에서 변수는 정규직 노조인 현대차 판매위원회의 반대다. 현대차 판매위원회는 판매노조의 세력 확대로 근로조건이 높아지면 그만큼 정규직의 처우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일 금속노조 중앙위원회에 앞서 서울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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