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당사 대표이사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친분이 있다는 풍문은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16일 SG충방의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
정치 테마주로 지목된 기업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와 회사가 연관 있다는 시장의 뜬소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회사가 늘었다.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락하면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한국거래소가 테마주 단속에 적극 나서면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치 테마주가 아니라고 해명하는 공시를 낸 기업은 5곳이다. 지난 2일 KD건설이 ‘당사는 안희정과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고 공시한 데 이어 엘디티(14일) 원풍(15일) 자연과환경(16일) SG충방(16일) 등이 비슷한 공시를 내놨다.
SG충방은 안 지사가 대선주자로 부각되자 주가가 한 달 새 174%가량 올랐다. 해명 공시 다음날인 17일에는 2040원(22.42%) 떨어져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KD건설(-4.03%) 엘디티(-15.85%) 원풍(-7.67%) 자연과환경(-5.58%) 등 앞서 공시를 내놓은 다른 회사 주가도 이날 하락하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테마주 해명은 이례적이다. 과거 테마주로 지목된 기업들은 주가 급등에 따른 조회공시 요구에도 ‘공시할 만한 사항이 없다’고 일관했다.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풍문에 대한 해명은 의무공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마주 투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한국거래소가 해명 공시를 유도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남찬우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투자자보호부장은 “지난해 6월부터 풍문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이를 알려주는 ‘사이버 얼럿(Aler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오는 20일부터는 5일 동안 2회 통보를 받은 기업이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해 제도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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