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약학 전문가' 리정철, 김정남 암살 수법 밝힐 '키맨'

입력 2017-02-19 10:11   수정 2017-02-19 10:12

리정철, 독극물 제조 및 공급 역할 추정

19일 말레이시아 경찰 첫 수사 브리핑
살해 수법 및 독극물 성분 등 발표 관심



김정남 암살 사건이 북한 남성 4명의 주도 아래 외국인 여성 2명이 살해에 가담한 구조로 점점 밝혀지고 있다. 특히 북한 공작원이자 약학 전문가로 알려진 리정철(46)이 체포되면서 김정남 암살에 쓰인 살해 수법이 명확히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건 발생(13일) 7일 만인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첫 사건 공식 브리핑을 연다고 말레이시아 언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7일 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2명 및 북한 정찰 총국 공작원으로 보이는 리정철(46) 등 3명을 검거했다. 특히 약학 전문가로 알려진 리정철이 독극물 성분을 제조하거나 공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남성 가담자 3명은 검거되지 않았다.

리정철을 포함한 남성 4명이 이번 암살을 면밀히 주도했고, 여성 2명이 실행에 옮기는 살해 계획을 세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정남 암살 배후가 북한 당국이라는 점이 점점 드러나는 대목이다.

달아난 남성 3명 역시 북한 국적 공작원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다만 도주한 남성 2명은 이미 말레이시아를 빠져나간 것으로 추청되다. 추가 체포에 상당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3명 중 나머지 1명은 아직 말레이시아에 은신 중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첫 수사 브리핑의 또 다른 관심은 정확한 살해 방법이다. 여성 용의자 2명이 스프레이 형태로 김정남의 얼굴에 분사한 독극물의 성분이 그 핵심이다. 아직 말레이시아 경찰은 독극물의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1차 부검에선 독극물 흔적이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해당 독극물이 암살용으로 특정된 기존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얼굴 분사 30여 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잔여 독성 성분 특정이 힘들다는 점에서 신종 독극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정상급 독극물 학자는 현지 언론에 "범인들은 통상적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날 1차 수사 발표에는 공식 독성검사 보고서가 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독극물 제조 및 살해 방법 특정에 열쇠를 쥔 리정철을 검거한만큼 2차 수사 발표 때 정확한 수법이 발표될 수 있다. 리정철은 북한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한 뒤 1년간 인도 콜카타 연구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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