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재용 부회장, 이틀 연속 묵묵부답…'삼성 쇄신' 어디로

입력 2017-02-19 11:13   수정 2017-02-19 11:22

이재용 부회장 이틀 연속 특검 소환
지친 기색에 사복 차림, 질문엔 묵묵부답
삼성 쇄신안 등 경영 시계 제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틀 연속 특검에 소환됐다. 이 부회장은 19일 오전 9시42분 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 다소 지친 기색으로 다시 섰다.

구속 후 첫 소환이었던 전날처럼 수의 대신 사복 정장 차림으로 호송차에서 내려 특검 사무실로 올라갔다. 검은 색 코트 위에는 수형번호가 적힌 뱃지를 달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강요죄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순실을 지원했느냐", "대가성이 정말 없었느냐"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특검은 전날 이 부회장에 대해 8시간 가까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피의 혐의인 433억원 대 뇌물공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 청문회 위증 등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였다.


이 부회장은 관련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조사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어떠한 정부 특혜를 받지 않았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순실(61·구속기소) 측에 건넨 자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압박에 따른 행위였고,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특검은 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 사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세 차례 단독 면담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정부 차원의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 전달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다시 추궁할 방침이다. 삼성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인지하고, 각종 지원 자금을 건네 삼성 합병, 삼성생명 중간금융지주회사 추진 등 특혜를 얻어낸게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한편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그룹의 쇄신안 발표와 정기 사장단 인사 등이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당초 삼성은 특검 수사가 끝나는대로 그룹 차원의 대대적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맞물려 계속 연기됐던 사장단 등 임원 인사도 이달 말이나 3월 초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시계 제로 상황에 몰렸다. 구체적 쇄신안 내용이나 및 사장단 진용을 새로 꾸리는 일 모두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 이후에야 가능해져서다.

쇄신안의 핵심 내용인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형사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이다.그룹 싱크탱크 역할인 미래전략실이 총수 공백에 따른 경영 공백 및 계열사 간 소통을 다시 이끌어야하는 처지에 놓여서다.

당분간 삼성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총수 구속 및 공백 사태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관련 경영을 책임질 것으로 점쳐진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를 3월 말 예정대로 열고, 지난해 경영 성과 및 주주 이익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할 방침이다.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주총 안건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지난해 9월 등기이사에 오른 이 부회장의 구속 사태에 대한 삼성전자의 관련 입장은 간략히 발표될 전망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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