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회사로는 처음
[ 박희진 기자 ] 네이버가 국내 정보통신(IT)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국토교통부로부터 획득했다. 네이버를 필두로 한 국내 IT 업계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네이버의 별도법인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임시 운행하는 것을 허가했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가 지난달 분사한 비밀 연구조직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이번 허가는 지난해 2월 시험·연구 목적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제도가 도입된 이후 13번째다. 특히 국내 IT 회사가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허가를 받은 곳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업계와 서울대 한양대 카이스트 등 학계가 주를 이뤘다.
해외의 경우 IT 업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 참여해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은 지난해말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부문을 별도 법인인 '웨이모'로 분사시켰다. 웨이모는 동반자 없는 시각장애인의 단독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에 성공하고 완전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웨이모가 이르면 연내 자율주행차로 운행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IT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자율주행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모빌리티팀을 구성해 자율 주행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허가를 바탕으로 향후 실제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를 쌓아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는 "자율 주행 기술을 시뮬레이션만으로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실제 도로 상에서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2020년 '레벨3'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제도 개선과 각종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레벨3는 고속도로 등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이다. 운전자는 긴급 상황에서만 개입을 한다.
올해는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현재 구축 중인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의 고속주행로를 우선 개방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전통적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AI), 정보통신 등 IT 산업이 융합된 미래기술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요구된다"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빨리 따라잡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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