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뺀 하영구, '검투사' 황영기에 작심 반박

입력 2017-02-20 19:17  

황영기 "금융정책, 은행에 너무 유리…기울어진 운동장"
하영구 "은행·증권 뛰는 곳 달라…종합운동장 만들어야"

겸업주의 허용…밥그릇 싸움 끝내야
신탁업 확대하면 선택권 넓어져



[ 김은정 기자 ]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작심한 듯 칼을 빼들었다. ‘검투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향해서다.

하 회장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황 회장이 지난 6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금융업 정책이 은행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우리나라는 은행, 증권, 보험이 각각 다른 운동장에서 노는 ‘전업주의’를 택하고 있어 운동장이 기울어진 것이 아니라 운동장이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 회장은 당시 증권사에 대한 법인 지급결제 업무 및 외환업무 허용 등을 요구했다.

하 회장은 이와 관련,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은행과 증권간 갈등을 없애려면 겸업주의를 허용해 업무 경계가 없는 ‘종합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개별 금융사가 모든 금융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겸업주의를 허용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낮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성장을 옥죄는 전업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전업주의의 대표적인 잘못으로 신탁업을 들었다. 그는 “은행·증권·보험업권이 다같이 공유하는 신탁 업무를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신탁업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의 종합재산 관리 기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신탁업법을 손질하면서 불특정 금전신탁이나 수탁재산 집합운용을 은행에 허용하는 부분을 논의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증권업계는 은행이 신탁업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신탁업은 주식, 예금, 부동산 등 투자자의 다양한 재산을 수탁자가 운용·관리·보관하는 서비스다. 신탁업법은 별도 법률로 있다가 2009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흡수됐다.

하 회장은 금융투자협회가 지적한 은행산업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도 근거가 빈약하다고 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최근 5년(2011~2015년)간 금융업권의 수익성 지표인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보면 은행 4.7%, 증권 3.5%, 생명보험 6.3% 등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증권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 회장은 “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이익경비율도 은행이 5년 평균 51%고 증권사는 79%”라며 “은행의 효율성이 증권사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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