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오르면 임대료도 올라…유럽 핵심지역 빌딩에도 관심
장기 국채가 수익률 '효자노릇'…수익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
[ 좌동욱 / 김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21일 오후 3시20분
“미국과 유럽 핵심 도심지에 있는 오피스빌딩과 발전소 등 인프라 자산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구도현 ING생명 자산운용실장(상무·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금리가 상승해도 핵심 지역 부동산 임대료는 금리를 따라 오르기 때문에 금리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저금리로 세계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서울 광화문과 미국 뉴욕의 오피스빌딩을 비교하면 뉴욕이 투자 대상으로 더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해외 자산 위주로 대체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란 설명이다.
ING생명은 올해 말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의 약 3%로 잡고 있다. 경쟁사들의 대체자산 비중이 10% 이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대체자산 투자는 대출(debt)이 아니라 지분(equity) 위주로 하고 있다. 기대 수익률은 연 6~7% 정도다. 구 실장은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비중은 최소 범위로 하되 정해진 범위 안에서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ING생명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4%를 웃돈다. 3% 후반대로 추정되는 생명보험업계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는“10년 전부터 매입한 장기 국채가 수익률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ING생명이 보유한 국채 평균 만기는 약 12년, 평균 금리는 연 4% 정도. 최근 10년 만기 국채 금리(2% 안팎)의 두 배 수준이다. ING생명은 전체 운용자산의 55%가량을 국채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실장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1% 미만으로 낮췄다”고 했다.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지만 변동성이 크고 국내외에 불확실한 변수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오면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환율 리스크(위험)에도 극도로 보수적이다. 그는 “지난해 1% 미만이던 해외 채권 비중을 올해 2%(5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채권 만기에 이르는 전 기간에 걸쳐 환헤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환헤지 비용이 높다는 이유로 3개월~1년 단위로 환헤지 계약을 맺은 뒤 이를 연장하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는 “1년 단위로 환헤지를 계속 연장하는 방식은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 등에서 위험 회피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 실장은 2010년 당시 불과 35세 나이로 국내 5위권 생명보험사 ING생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발탁돼 8년째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자산 운용 전략은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말 기준 운용자산은 32조원에 달한다.
좌동욱/김대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