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北대사관·고려항공 직원 연루" 말레이 경찰

입력 2017-02-22 13:1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사건 연루자 중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과 고려항공 직원이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북한 국적 용의자 5명 가운데 4명은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용의자 1명과 북한 국적 연루자 2명이 아직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이 각각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 씨(44)와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씨(37)라고 설명했다.

앞서 말레이 경찰은 이들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연루자라며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바카르 청장은 이들에 대한 인터뷰를 이날 북한대사관에 요청했다며, 대사관측이 협조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레이 경찰은 북한 공작원이 배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용의자 5명과 연루자 2명 등 북한 국적자들을 특정한 근거에 대해서는 "그렇게 볼 근거가 물론 있다"고만 말했다.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가 요청한 북한과의 공동 수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김정남 아들 김한솔의 입국과 관련해서 말레이 경찰은 지금까지 나온 입국설 등은 모두 루머이며 유족이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오면 보호해줄 것"이라며 북한대사관을 거치지 않고도 말레이 당국과 접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카르 청장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현재 리정철과 베트남·인니 여성, 인니 여성의 남자친구 등 4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인니 여성 남자친구는 석방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인니 여성의 경우 조사 결과 '장난'인줄 알고 범행에 참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바카르 청장은 "CCTV를 보면 여성 둘이 (범행 후) 손을 들고 이동한 뒤 화장실에서 손을 씻었다. 이미 독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성들도 이미 계획된 팀이고, 예행연습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루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의 접근을 받은 후 사망했다. 이날 말레이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을 여권에 기재된 '김철'이라고만 지칭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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