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문재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입력 2017-02-22 16:55   수정 2017-02-23 15:21



(손성태 정치부 기자) 대권에 도전하면 혹독한 검증절차를 거치게 된다. 속된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탈탈 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후 호칭생략)도 18대 대선과 이후 유력 대권후보로써 일거수일투족이 심판대에 올랐다. 문재인은 “나만큼 검증을 거친 이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문재인이 특전사를 제대하고, 변호사 개업 후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 등을 빼곤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부산 사나이 문재인이 워낙 과묵해 지인과 언론 등에 자신의 사생활을 털어놓지 않아서다.

문재인의 취미는 등산과 바둑이다. 바둑은 아마 2단이지만 정계에 입문하곤 둘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머리가 복잡하거나 정치적 결단의 순간에는 항상 산을 찾았다. 지난 2016년 6월께 우여곡절 끝에 당대표직을 끝낸 그는 네팔을 방문 2주일정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다. 그는 2004년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내려놓고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다. 당시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진행돼 급하게 중도 귀국했다. 이처럼 정치권의 대표적 ‘아웃도어맨'인 문재인은 아직도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함경도 흥남이 고향인 문재인의 부모는 알려진 대로 1950년 흥남 철수 때 미군 선박에 몸을 실어 거제도로 내려왔다. 문재인은 그곳 거제도에서 나고 자랐다. 함경도 지역 명문이던 함흥농고를 졸업하고 흥남 시청 농업계장을 지내던 그의 부친이 피난지 거제도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곤 포로수용소 노무일이 전부였다. 모친도 어린 문재인을 등에 업은 채 계란을 떼어 부산까지 건너가 파는 고달픈 행상을 하며 가계 살림을 거들었다. 지독한 가난은 문재인의 유년과 청년시절을 따라 다녔다.돈 드는 일은 말도 꺼낼 수 없었던 처지에서 자전거를 탈 기회도,배울 기회도 없었다고 한다.문재인은 “내 자전거를 갖는 것은 고사하고 푼돈 내고 빌려 타는 것도 어려워 자전거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문재인은 과외 한번 받지 못했지만 무난히 부산의 명문 경남중학교에 합격했다. 학교 때 그의 별명은 ‘문제아’였다. 처음엔 이름 때문에 생긴 별명이었지만, ‘순둥이 문재인’이란 현재 이미지와 달리 꽤나 ‘반항아 코스프레’를 했다고 한다.고 3때엔 술과 담배도 했다. 소위 노는 친구들과도 어울리느라 정학처분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이 경희대 법대에 4년 장학생으로 진학한 1971년 대학가에는 유신반대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학생회 총무부장이었던 그는 시위에 필요한 선언문을 작성하고 시위를 이끌었다. 결국 그는 구속 수감됐다. 학교도 제적당했다. 부모님이 모르기를 고대했지만, 모친은 득달같이 서울로 상경했다.

문재인은 유치장에서 교도소로 이송되던 날, 호송차의 동전만 한 구멍을 통해 어머니가 팔을 휘저으며 “재인아! 재인아!” 소리쳐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마치 영화 같은 그 장면은 아직도 그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아버지는 아예 면회조차 오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문재인은 담당 판사의 소신 판결로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다. 그 판사는 얼마 후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해 법복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끝)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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