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둘러싼 이름 전쟁 '제2 라운드'

입력 2017-02-23 10:55  



(조미현 바이오헬스부 기자) 한국제약협회는 지난해 8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협회 명칭에 ‘바이오’란 이름을 붙인 것인데요. 제약협회는 회원사 200여개 가운데 4분의 1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다는 명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반발하면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최근 식약처가 명칭 변경에 필요한 정관 개정을 승인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자 바이오협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바이오협회가 공식적으로 언론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이오 이름을 둘러싼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바이오협회는 ‘제약협회의 바이오 명칭 사용 반대’라는 내용의 성명을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제약 및 바이오 유관 협회의 명칭사용에 대한 선진국 사례를 들며 제약협회의 명칭 변경을 반대했습니다. 미국제약협회(PHRMA), 일본제약공업협회(JPMA), 유럽제약산업연협회(EFPIA)등이 제약협회와 미국바이오협회(BIO), 일본바이오협회(JBA), 유럽바이오산업연합회(EuropaBio) 등 바이오협회가 각각 구분돼 있다는 것입니다. 서정선 바이오협회 회장은 “명칭을 통해 특정 산업영역을 점유하려는 시도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않는 방식”이라며 “협회는 명칭이 아닌 기능적인 차별화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협력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지부는 제약협회가 바이오협회 및 바이오의약품협회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을 바꾸겠다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명칭변경으로 사회적 갈등이 생겨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단체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오 유관단체들이 바이오 이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바이오산업이 각광받자 협회 간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게 업계 해석입니다. 함께 산업 육성을 고민할 때 이름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이 곱지만은 않다는 지적입니다.(끝)/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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