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전반 묶은 패키지 출시
은행·카드사들, 마케팅 치열
[ 김은정 기자 ]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뜻하는 ‘혼족’을 사로잡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0·30대 혼족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 패키지 ‘KB 일코노미’를 다음달 출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일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 패키지는 KB금융 계열사인 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국민카드·KB자산운용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구성됐다. 여행자·생활안심 보험 등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금, 주거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오피스텔 전용 대출, 편의점 할인 혜택 등을 확대한 신용카드, 암·뇌·심장질환을 종합 보장해주는 건강보험,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수혜를 받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혼족을 위한 개별 금융상품은 꽤 있었지만 1인 가구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패키지 상품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소비·건강·주거 안정부터 저축·투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달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안에 1인 가구 연구센터를 새로 만들면서 상품 개발에 힘을 쏟았다.
하나금융그룹은 자기 계발에 적극적인 싱글족을 겨냥한 ‘시크릿 적금’을 내놨다. 체중 관리나 어학시험 점수 향상 등 자기 관리를 위해 미리 지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화센터 이용 등의 영수증을 제시하면 우대금리를 준다. 자신을 위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1인 가구 직장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액이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방콜과 제휴해 모바일 전용 부동산 대출상품인 ‘위비 방콜론’을 1인 가구를 겨냥한 주력 상품으로 출시했다. 방콜을 통해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방을 구하면서 자금이 부족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삼성·신한카드 등 카드회사도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을 반영해 편의점이나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등에서 할인 혜택을 늘린 상품을 내놓고 있다. 보험업권에서는 1인 가구 가입자 본인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상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불필요한 특약을 빼고 개인에게 생길 수 있는 사고와 질병들을 집중적으로 보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혼족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금융회사의 타깃 상품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우대금리 등의 매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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