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먼저 시행
음식점·백화점 등 북적
[ 도쿄=서정환 기자 ] 내수를 살리기 위한 일본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2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와 경제계는 직장인이 쇼핑이나 여행을 즐기며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오후 3시 조기 퇴근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도입했다.
같은 취지에서 한국 정부도 금요일 오후 4시 조기 퇴근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23일 내놨다. 일본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활성화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정부부처와 기업체는 직원들에게 오후 일찍 업무를 끝낼 것을 독려했다. 도쿄 긴자를 비롯한 번화가에선 판촉행사가 이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사진)는 조기 퇴근해 도쿄 야나카에 있는 사원 젠쇼안을 찾아 좌선한 뒤 국립서양미술관의 미니콘서트와 도쿄국립박물관 특별전을 잇달아 관람했다. 중의원은 첫 번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감안해 2017년도 예산안 통과를 다음주로 연기했다.
부처 장관들도 각각 오후 3시에는 업무를 마치고 직원들에게 조기 퇴근을 권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일하는 방식 개선과 소비 촉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오후 3시께 도쿄 시부야 도큐백화점 옥상의 컬링 특설경기장에서 겨울 스포츠인 컬링을 배웠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조기 퇴근 등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시행이 확인된 기업은 120곳 정도다. 관·민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협의회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로고 사용을 신청한 기업 및 단체는 23일 기준 4000여개에 달했다.
음식점과 백화점, 호텔, 여행업체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특별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고 색다른 이벤트도 했다.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오후 3시부터 미쓰비시백화점 긴자점 고객이벤트홀에서 재즈 공연을 하고 고객들에게 맥주를 무료로 제공했다. 슈퍼마켓 체인인 이나게야는 오후 4시부터 소형 매장을 제외한 115개 매장에서 소고기 등을 평상시보다 1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여행업계는 주말 이틀에 금요일 오후 시간을 더한 2.5일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40대의 한 직장인 남성은 “회사에서 일찍 퇴근하라고 하니 안심하고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반겼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소비효과가 연간 2000억엔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시행 기업 직원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45%를 차지해 소비촉진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