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개발자를 꿈꾸는 여성 친구들을 만나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한 학번에 기껏해야 한두 명 정도였죠. 이번 프로그램 덕분에 같은 꿈을 가진 동성 친구를 여러 명 만날 수 있어서 기뻤어요.”
구글코리아가 지난 23일 주최한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 1기 졸업식에서 만난 대학생 노윤미 씨는 이같이 말했다.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 캠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여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구글코리아가 기획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1월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총 8주간 열린 이번 프로그램에는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여학생 24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6개 팀으로 나뉘어 구글코리아 현직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을 배우고 실제로 제작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이디어 회의부터 코딩, 제품 시연 등 앱 개발 과정을 현역 엔지니어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각 팀이 시연용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웹 브라우저의 탭을 원하는 목적에 따라 정렬하거나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증강현실(AR) 게임을 만들고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제작 플랫폼, 구글 지도를 바탕으로 만든 여행 계획 도우미 등 다양한 앱이 발표됐다.
발표회에 참가한 한 구글코리아 개발자는 “일부 앱은 조금만 다듬으면 곧바로 앱 장터에 내놔도 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구글코리아가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여성 개발자 저변을 늘리기 위해서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 개발자가 부족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SW 여성인력 현황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 여성 인력 비중은 12.5%로, 미국 등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참가 학생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노 씨는 “현업 개발자들과 직업 네트워킹하면서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씨가 속한 팀은 여행지에 있는 호텔, 맛집 등을 모아보면서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비결을 묻자 “평소에 꾸준히 프로그래밍을 연습하고 문제를 풀어봤다”며 “기업에서 주최하는 코딩 대회에 참가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멘토로 참가한 개발자들도 프로그램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글코리아 사물인터넷(IoT)팀에서 일하는 4년차 개발자 정재성 씨는 “여성 개발자가 늘어나야 좋은 앱이 더 많이 나온다”며 “프로그램에는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문화가 배어들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좋은 앱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프로그램이 활성화돼서 우리 사회에도 여성 개발자가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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