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23일 “정치나 문화·패션과 달리 기술제품 분야에서는 회고적인 복고주의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가전제품 분야를 중심으로 복고 제품이 빠르게 발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압도적인 디지털 물결 속에서도 아날로그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2인치(30㎝) 레코드판은 최근 들어 음악 유통 매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영국음반산업협회(BPI)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팔린 LP음반은 총 320만장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LP음반 구입금액이 디지털 음원 소비금액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LP 판매 붐에 힘입어 영국에선 신곡을 낼 때 콤팩트디스크(CD)뿐 아니라 LP 레코드를 함께 발매하는 가수도 늘고 있다.
사진필름 제조의 대명사 격이던 코닥은 2012년 생산을 중단한 전문가용 사진필름인 ‘엑타크롬필름’을 올 4분기부터 다시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 게임기 업체 닌텐도는 구형 콘솔(NES) 게임기의 클래식 에디션을 다시 발매해 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핀란드 노키아도 스마트폰 등장 이전 피처폰 시대의 상징과 같았던 ‘3310 모델’을 재생산하기로 했다. 60유로(약 7만원) 미만의 낮은 가격을 무기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가전제품이 기술장비라기보다 생활 속 일부분이자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옛 시대의 기억을 되살리는 향수 마케팅도 늘었다”고 복고기술 붐의 배경을 짚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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