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용의자들이 김정남에게 치사량(10㎎)을 넘어서는 VX를 사용, 심장을 비롯해 온몸이 빠르게 마비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수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의) 사망 원인은 약물 중독에 따른 심각한 마비이며, VX 중독 이후 20분 안에 아주 고통스럽게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김정남이 공항내 치료소에서 정신을 잃었으며 이로부터 15∼20분 이내, 병원으로 이송되던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사건당일 상황을 전했다.
수라마니암 장관은 이어 "사망자에게 사용된 VX의 양이 많았던 탓에 그의 심장은 물론, 폐를 포함한 모든 장기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VX의 경우 치사량이 10㎎ 정도인데, 그에게 사용된 양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VX는 피부를 통해 잘 스며드는 독극물이기 때문에 사망자는 불과 몇 분 만에 이상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정한 당국은 앞으로 사망자의 신원확인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수라마니암 장관은 "우리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도전은 바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가까운 친척의 DNA를 확보하는 것이며, 차선은 피가 섞인 먼 친척의 것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 출국장에서 여성 용의자 2명의 습격을 받고 사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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