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애저' 서비스 강화 차원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365'도
아마존, AI·IoT 신기술 연계
IBM, 인공지능 '왓슨' 차별화
[ 이호기 기자 ] 한국이 정보기술(IT) 공룡들의 ‘클라우드 격전지’로 떠올랐다. 세계 클라우드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IBM이 지난해 잇따라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연 데 이어 AWS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서울과 부산에서 데이터센터 구축을 마쳤다.
한국MS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서울과 부산에서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고순동 한국MS 사장은 “애저는 50개가 넘는 클라우드 관련 품질 인증을 받았고 영국 국방부도 사용할 만큼 안전 및 보안성이 뛰어난 서비스”라며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용 솔루션인 오피스365를 2분기부터 국내 데이터센터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S는 세계에 38개 리전, 100여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리전은 한 지역에 있는 여러 데이터센터의 묶음을 뜻한다. 38개 리전 중 한국은 33, 34번째 리전으로, 나머지 4개는 가동을 준비 중이다. MS는 2014년 2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애저, 오피스365 등 클라우드 서비스가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2000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시가총액 5000억달러 고지에 올라서기도 했다.
한국MS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데이터센터 시범 서비스에 400여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아산병원 레드사하라 JYP엔터테인먼트 영림원소프트랩 GS리테일 현대자동차 넥슨 신한금융그룹 게스 등이 참여했다. 고 사장은 “내년 이맘때 클라우드 매출을 두 배로 확대하고 파트너를 30% 늘려 업계 1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MS의 최대 경쟁자인 AWS는 지난해 초 세계에서 12번째로 한국 리전을 설립한 뒤 대기업과 게임업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유안타증권 미래에셋 SBS KBS 카카오 넷마블 엔씨소프트 게임빌 컴투스 웹젠 네오위즈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이 주요 고객사다. AWS는 올 상반기 신규 서비스 30개를 출시하고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주요 신기술을 AWS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염동훈 AWS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 행사 기조연설에서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IBM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모든 개발자가 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AWS 목표”라고 말했다. AWS는 딥러닝(심화학습) 기반의 이미지 인식 분석 서비스인 ‘아마존 레코그니션’을 비롯해 딥러닝 기반 음성 합성 서비스 ‘아마존 폴리’, 가상 비서 ‘알렉사’를 구현하는 ‘아마존 렉스’ 등의 솔루션을 선보였다. 연내 한국어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AWS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30억달러(약 15조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고객사 수가 100만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AWS의 연간 성장률은 55%에 달한다.
IBM은 SK(주)와 손잡고 지난해 8월 경기 성남 판교에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IBM의 세계 47번째, SK(주)는 대전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센터다. 양사는 판교 클라우드 센터를 활용해 국내 시장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을 쓸 수 있다는 게 최대 차별화 포인트다. 최근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오라클도 올 상반기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는 41%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다음으로 MS IBM 구글 등이 합쳐 23%를 기록했다. 오라클 알리바바 등이 포함된 ‘넥스트 10’ 그룹은 전체 시장에서 18%를 차지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데이터센터 신설 등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국내 공공 및 금융 부문에서 아직 클라우드 전환이 더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수요를 자사 데이터센터로 유치하기 위한 이들 IT공룡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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