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겹치는 사업 많다"
현대운용·저축은행 매각 추진
하나금융 "틈새를 찾아라"
해외여행·인테리어 등 새 할부금융 사업 모색
[ 김은정 기자 ] KB와 하나금융그룹이 비(非)은행 계열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비은행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은 자산운용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분야의 중복 계열사 매각에 나선 반면 하나금융은 계열 저축은행을 통한 할부금융사업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KB금융은 현대자산운용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잠정 중단된 현대저축은행 매각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이에 앞서 모든 계열사에 대한 중복 업무와 수익성 점검을 끝냈다. 13개 자회사와 23개에 이르는 손자회사 등 계열사 수가 너무 많아 중복 사업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판단,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저축은행은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손자회사로 편입했지만 KB저축은행과 영업망이 겹쳐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그룹에서 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KB생명보험은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KB금융은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로 손해보험과 증권업을 확대했지만 생명보험업 비중은 크지 않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수가 너무 많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융그룹 전반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 재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가 아니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생명보험업 사업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수익 확대에 나섰다. 옛 외환·하나은행의 통합 후 지난해 KEB하나은행의 수익성이 좋아진 만큼 올해는 비은행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낮다는 게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나저축은행은 소비재 할부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저축은행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부금융 분야를 자전거, 여행상품, 인테리어 등 생활주기에 따라 다양하게 확대해 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기업금융 전문가인 윤규선 전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내정한 것도 하나캐피탈의 외연 확장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2016년 기준)은 신한금융이 35%로 가장 높고 KB금융은 34.2%다. 하나금융은 19%로 은행 수익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금융+기술) 확산으로 비은행 부문의 위기감이 크다”며 “금융그룹마다 전략은 다를 수 있지만 비은행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표는 같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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