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데스몬드 투투·더글러스 에이브람스 지음
이민영·장한라 옮김 / 예담 / 416쪽 / 1만6800원
[ 고재연 기자 ]
![](https://img.hankyung.com/photo/201703/2017030296291_AA.13435664.1.jpg)
2015년 4월, 달라이 라마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두 사람이 인도 다람살라에서 1주일간 만났다. 80세가 넘은 둘의 건강 문제와 만남을 가로막는 국제 정세 때문에 어렵사리 성사된 자리였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간을 함께한 두 지도자의 화두는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어떻게 기쁨을 찾을 것인가’였다. 오랜 기간 투투 대주교와 함께 일한 작가 더글러스 에이브람스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엮어 《JOY 기쁨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일상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화와 분노, 슬픔과 고통은 다양하다. 아침 출근길 교통 체증부터 상사의 부당한 지시,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등 일상의 괴로움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기쁨을 찾을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는 “감정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관점을 바꾸는 것은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규정했다. 자신이 수많은 영적 수행자와 과학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망명자가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개인적으로 지난 50여년간의 망명생활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고 생각한다”며 “슬프거나 우울하다고 느끼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투투 대주교는 “나 혼자만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니며,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고통을 줄이는 비결이 타인의 고통에 눈을 돌리는 것이란 말은 얼핏 모순처럼 들린다. 보통은 내 고통을 해결해야 남의 고통에도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생각은 다르다. 달라이 라마는 “다른 이들 역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래서 외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때 고통은 줄어든다”며 “불교도든 무슬림이든 모두가 유대를 맺고 있다는 인식은 공감과 연민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투투 대주교는 “자신에게 닥친 시련과 고통만 바라보지 않고, ‘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의 제한된 정체성과 이기심을 초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차가 막히는 날이면 화를 내는 대신 다른 운전자들도 각자의 걱정과 두려움으로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어떤 운전자의 아내가 췌장암에 걸려 급히 이동해야 하는 중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 부디 저 사람들 모두에게 각자 필요한 것을 내려 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순간, 분노는 사그라든다고 말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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