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Snap)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 대박을 터뜨리면서 네이버가 재조명되고 있다. 스냅챗과 유사한 네이버 '스노우'(자회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노우의 가치가 4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평가와 함께, 네이버의 성장·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봤다.
◇화려한 신고식 치른 스냅…"주가 상승 제한될 수도"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스냅은 첫 날부터 주가가 수직 상승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24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뒤 24.48달러에 첫 날 거래를 마친 것이다. 마감 가격은 전날 17달러로 책정된 공모 가격과 비교할 때 44%나 높은 수준이다.
스냅은 기업공개(IPO)시 트위터 이후 가장 기대되는 기술주 상장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공모 과정에서도 예정 규모보다 10배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14~16달러)보다 높은 17달러로 확정됐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스냅의 기업가치는 240억달러다. 트위터(110억달러)를 넘었으며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수준이다. 또 미국 기술주로서는 2012년 상장한 페이스북 이후 최대 IPO규모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냅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지만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경쟁사 없이 성장한 페이스북과 달리 스냅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선점한 사업자와 경쟁을 해야 한다"며 "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고도화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주가 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아시아판 스냅챗' 스노우, 기업 가치 기대
증시 전문가들은 스냅의 성공적 상장이 네이버의 기업 가치 증대로 연결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판 스냅챗'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스노우'의 가치 상승을 통해서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조직 통합 등으로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카메라 어플 시장 내 영향력이 강화되고 이용자층 확대로 수익화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네이버는 스노우와 라인(LINE)의 카메라 사업의 단일화를 발표했다. 현재 스노우와 B612를 포함한 라인 카메라 어플리케이션 4종의 합산 월간이용자수(MAU)는 2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은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한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은 스냅챗 대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요소가 부족하지만 의미 있는 가치 부여는 가능하다"며, 스노우 가치를 기존 2조3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연구원도 스냅챗의 MAU 가치를 적용할 경우 네이버 스노우의 가치는 4조~5조원으로 산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노우는 B612와 서비스를 통합해 메신저, 동영상 콘텐츠 기능이 추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점진적으로 광고수익 모델도 가시화되며 모회사 네이버의 주가 재평가(re-rating)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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