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관열 기자 ]
포드코리아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가(KUGA·사진)’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쿠가는 기존 가솔린 모델로 나오던 이스케이프와 외관이 같은 쌍둥이 디젤 차량이다. 포드코리아는 가솔린 모델인 이스케이프의 연비에 아쉬워하는 한국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유럽형 디젤 모델 쿠가를 1년여 전 국내에 들여왔고, 1000여대를 파는 성과를 거뒀다.
쿠가는 준중형 SUV 모델로 국내 젊은 소비자가 주로 찾는 차급에 속해 있다.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는 모델을 꼽자면 수입차인 폭스바겐 티구안(현재 판매중단)과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등이다. 2017년형 모델로 선보인 쿠가는 전후면 디자인이 크게 변경되고 유럽에서 검증받은 주행 성능과 SUV 특유의 실용성이 강조됐다. 전면부는 곧은 직선 위주로 구성됐고, 육각형 그릴은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적용됐다. 연비 향상 등을 위해 그릴이 여닫히는 게 특징이다.
최근 경기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연천 조선왕가까지 왕복 142㎞ 구간을 달려 봤다. 파주 자유로의 고속주행과 연천의 구불구불 고갯길까지 핸들링과 서스펜션 능력 등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시승 구간이었다.
출발을 위해 운전석 시트에 앉았다.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아 어색했지만 전방 시야가 넓어 운전에 자신감이 붙었다. 스티어링 휠은 얇은 데다 가볍지만 그립감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유로에 들어서자마자 파워트레인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쭉 치고 나가는 맛이 좋았다. 추월을 위한 순간 가속력도 경쾌했다. 낮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 영역대에서도 높은 토크를 발휘하도록 설계돼 저속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드라이빙의 재미를 선사했다. 쿠가 엔진은 2.0L 듀라토크 TDCi로 제원상 최고 180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6단 듀얼클러치로, 미션 슬립이나 충격 없이 밟는 대로 정확히 기어를 바꾸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쿠가의 서스펜션은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도로로 평가받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다듬어졌다. 비포장 도로에서도 단단하게 설정된 쿠가의 하체가 제법 힘을 썼다. ‘토크 온 디맨드 시스템’ 덕분에 주행 안정성도 좋았다. 뒷좌석 공간도 그다지 좁지 않고, 적재공간도 뒷좌석을 접으면 1653L까지 확장이 가능해 넓은 편이었다. 연비는 12.4㎞/L(도심 11.3㎞/L, 고속도로 14.1㎞/L)로 만족스러웠다. 신형 쿠가 가격은 트렌드 트림이 3990만원, 티타늄이 4490만원이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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