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udential 푸르덴셜생명 노후플랜과 행동경제학]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을 선택해야 할 때

입력 2017-03-05 14:37  

현대 사회는 ‘추천’이 필요한 사회다. 가족들과 어디를 가면 좋을지, 연인과 무엇을 먹을지, 회사에 갈 때 무엇을 입으면 좋을지…. 모두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에게 추천을 부탁하는 시대다. 이는 선택장애 현상과 연관이 깊다. 선택장애란 여러 선택지 중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뒤로 미루거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겨버리는 상황을 말한다. 실제로 매번 점심시간마다 어느 식당에 갈지 고민하고 식당에 자리를 잡아도 어떤 음식을 주문할지 또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선택장애는 범국민적 현상이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보통 사람들은 오히려 선택을 어려워하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수록 최종 결정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투자 결정과 같은 복잡한 문제에 닥쳤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하면 근로자가 이를 운용하고 운용 결과에 근로자가 책임을 지는 미국의 기업연금 제도인 401K에서도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옵션이 늘어날수록 가입률이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사람들이 노후를 준비할 때 너무 많은 선택지로 인해 힘들어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20개의 인형이 든 주머니를 주고, 이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하라는 미션을 줬다. 그런데 색깔, 크기 등 어떤 기준으로도 인형들은 깔끔하게 분류되지 않았고 어렵게 해답을 찾아가던 참가자들조차 미션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형 10개를 받자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다. 어려운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중간중간 물을 마시거나 불평을 하면서 미션을 조금씩 미뤘고 결국 대부분은 미션을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이렇듯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결정에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은퇴를 위한 투자 결정을 내릴 때와 같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선택지 중 고민하다가 결정을 유보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특히 현실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금리가 변하는 것과 같은 불확실성이 계속 더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험 참가자들처럼 ‘은퇴 이후의 삶’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어렵고 힘든 은퇴를 위한 선택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방법은 나를 대신할 전문가에게 도움을 얻는 것이다. 최적의 은퇴 준비 방법을 탐색하고 고민해서 결정을 내리는 능력과 시간이 부족하고 그 과정에서 자꾸 포기하고 싶다면, 본인의 결정을 도와줄 제3의 조언자를 찾아보자.

여기서 말하는 조언자란 지인이나 친척이 아니라 실제 전문가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의 재테크 노하우를 지인, 친척으로부터 넘겨받는다. 하지만 노후 대비를 위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때 노후 대비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을 도울 전문가가 있다면 우리의 노후 대비는 더 쉬워질 것이다. 물론 우수인증설계사, 은퇴설계전문가 등 다양한 자격 조건을 고려해 전문성이 검증된 조언자를 선택해야 하고 노후 대비 방안을 선택하는 주체가 결국 본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제3의 전문가를 통해 나의 경제 상황과 외부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은퇴 대비 전략과 전술을 제공받되 판단과 책임은 모두 개인의 몫이란 것을 잊지 말자.

김종모 < 푸르덴셜생명 웰스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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