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단] 한·미 FTA 양허정지되면 5년간 일자리 24만개 소멸

입력 2017-03-05 17:31  

최남석 <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보호무역주의’라는 신(新)국제통상질서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통상환경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와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 리스크 해결 지연,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 확대로 악화되고 있다.

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별 수출 손실 및 국내경제 파급 효과를 실증 분석했다. 반덤핑관세(낮은 가격에 수출된 제품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수입국에서 부과하는 관세) 부과, 세이프가드(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수입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를 올리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것) 발동, 한·미 FTA 발효 이전 수준으로 관세 복귀 등 세 가지 시나리오별로 대(對)미 수출이 줄어드는 정도를 추정했다.

먼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기기, 가전, 석유화학, 철강, 기계, 섬유 등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에서 반덤핑관세가 전면적으로 부과될 때를 살펴보자. 산업별로 자동차에 3.5%, 가전 2.7%, ICT 9.7%, 석유화학 6.7%, 철강 6.6%, 기계 4.7%, 섬유 5.9%의 반덤핑 관세가 붙는다고 가정했다. 이 경우 2017~2021년 5년간 최대 총 수출손실액은 11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일자리손실은 9만2000개, 생산유발손실액은 29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액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타격이 가장 큰 것은 자동차산업으로 수출손실 46억달러, 일자리손실 4만1000명, 생산유발손실 12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ICT산업의 수출손실이 33억달러로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컸다. 기계(17억달러), 철강(11억달러), 석유화학(5억달러), 가전(4억달러), 섬유(2억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ICT 분야에서는 2만명, 기계 1만7000명, 철강 6000명, 섬유 2800명, 가전 2600명, 석유화학 2400명 등의 일자리가 손실될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프가드 발동 시에는 2017~2020년 4년간 최대 총 수출손실 518억달러, 일자리손실 45만5000개, 생산유발손실 141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36조원으로 추정된다. 한·미 FTA 전면 재협상 및 양허 정지로 자동차(10%), 섬유(20%), 기타산업(5%) 등의 관세 혜택이 사라진다면 2017~2021년 5년간 총 수출손실액은 26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자리손실은 24만개, 생산유발손실 6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미 FTA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자동차산업은 손실도 가장 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손실 133억달러, 일자리손실 11만9000명, 생산유발손실 36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손실의 경우 기계산업이 47억달러로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크며, ICT 30억달러, 석유화학 18억달러, 철강 12억달러, 가전 11억달러, 섬유 10억달러, 법률서비스 8억달러 순이다. 일자리 손실은 기계산업 4만8000명, 법률서비스 2만7000명, ICT 1만8000명, 섬유 1만2000명, 석유화학 9000명, 철강 7000명, 가전 6000명으로 순으로 추정된다.

최남석 <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

◆이 글은 ‘2017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미 FTA 재협상론과 국내산업 파급효과 분석: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중심으로’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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