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병오가 돌아왔다 아이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고향 부산 사하구에 '아트몰링' 개장

입력 2017-03-05 20:22  

'고향의 봄' 몰고 금의환향
지하 8층·지상 17층 쇼핑몰 직원 95%를 사하구 주민으로
"추억 가득한 곳에 몰 열어 뿌듯"

부산엔 없는 공간 만들어달라
유통전문가들 영입하며 공들여 옥상 공원·곳곳에 미술작품
3일간 20만여명 다녀가



[ 민지혜 기자 ]
지난 3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복합쇼핑몰 ‘아트몰링’이 문을 열었다. 개장 행사 분위기는 다른 쇼핑몰과 달랐다. 동네 큰 잔치 비슷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이 잔치를 연 주인공. 그는 “고향 분들이 편한 차림으로 영화도 보고 전시회장에서 문화생활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982년 3.3㎡ 남짓한 동대문 옷가게로 시작한 그가 매출 1조원의 패션그룹을 일구고 35년 만에 고향에 첫 쇼핑센터를 연 날이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내려온 최 회장의 지인 200여명, 부산에서 온 100여명이 기업인의 색다른 귀향을 축하했다.

◆어린 시절 토끼 잡던 곳에 쇼핑몰

최 회장은 어린 시절을 하단에서 보냈다. 이 동네에서 아버지가 횟가루 공장을 했다. 그는 “하단 앞에 있는 오층산과 뒤편 승학산에서 토끼를 잡고 뛰어놀았다. 낙동강에서 여름엔 미역을 감고 겨울엔 썰매를 탔다. 이곳은 말 그대로 어린 시절을 간직하고 있는 고향”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19세 때인 1972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외삼촌의 페인트가게를 물려받아 장사를 했다. 10년 후인 1982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시작했다. 버버리힐스 폴로클럽, 크로커다일 등의 브랜드로 기반을 쌓았다. 패션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바우하우스 에리트베이직(2013년), 에스콰이아 와일드로즈(2015년), 까스텔바쟉(2016년)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1조원대 기업으로 형지를 키워냈다.

사업이 자리를 잡자 고향으로 눈을 돌렸다. 언젠가는 고향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2008년부터 돈이 생길 때마다 이 지역의 땅을 사모았다. 회삿돈이 아니라 자기 돈을 댔다. 그리고 은행 협조를 얻었다. 아트몰링은 그렇게 탄생했다.

최 회장은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이 가득한 하단에 지역 주민을 위한 쇼핑몰을 연 것은 그야말로 꿈을 이룬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직원들도 고향 주민 중심으로 뽑았다. 아트몰링 내 170여개 입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800여명 중 95%가 하단 등 사하구 주민들이다. 매장에도 고향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65년 전통의 ‘18번 완당집’을 비롯해 ‘어묵 먹은 호랑이’, 차이니즈 레스토랑 ‘밍주’, 다이닝바 ‘컨트리맨즈’와 ‘1970 핫도그’, ‘박배철 과자점’ 등 부산의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주민들도 기업인의 색다른 귀향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5일까지 사흘간 아트몰링에는 총 20만여명이 다녀갔다. 사하구민은 모두 35만명. 이 중 상당수가 사흘 새 아트몰링을 다녀간 셈이다.

◆최고의 선수들 불러들여 완성

최 회장은 2014년 착공 이후 수시로 이곳을 찾았다. 더 잘 짓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는 2016년 결단했다. 전문가들을 불러들였다.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현대백화점 대구점장 김동성 전무(현 아트몰링 사장)에게 SOS를 쳤다. “내 고향 부산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쇼핑몰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에서 12년, 이마트에서 5년, 현대백화점에서 9년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형지로 온 김 사장은 유통전문가 일곱 명을 더 불러들였다. 이들과 함께 일본의 쇼핑몰과 쓰타야서점 등을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문화를 접목한 예술적 쇼핑몰로 만들겠다는 콘셉트를 정했다. 옥상에 야외 ‘아트가든’을, 복합문화 전시회장 ‘B/O42’를 들여놨다. 이곳은 ‘Birth Of Origin 42’의 줄임말로, 모든 탄생의 기원이 되는 ‘사이’를 중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옥상 정원에만 10억원을 투자했다. 패션관은 층고가 낮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천장을 구멍 뚫린 소재를 썼다.

아트몰링은 지하 8층, 지상 17층에 패션관, 문화관 2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아트몰링의 올해 매출 목표는 약 1200억원. 최 회장은 “아트몰링은 2020년까지 매출 2조원이라는 그룹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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