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3·9·12월 올 세차례 금리 올릴 가능성 높다"
[ 뉴욕=이심기 / 이상열 기자 ] 지난 3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지만 시장은 차분했다. 증시는 상승했고, 공포지수도 하락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Fed가 긴축에 나서더라도 미국 경제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좋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금리 인상 확률 95%”
오는 14~15일 열리는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결정 표결권을 갖는 10명 위원 중 8명은 최근 공개적으로 3월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 등 표결 방향을 결정짓는 Fed 내 서열 1~3위가 모두 포함돼 있다.
골드만삭스도 3월 인상 확률을 95%로 높여 잡았다. 찰스슈워브증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게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은 10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2월 고용동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4.7% 실업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금리 인상이 확정적이며, 다소 못 미치더라도 인상 기류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월가 투자분석가들은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언제, 몇 번이나 금리를 올릴지에 쏠리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금리 정상화 속도가 지난 2년처럼 느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시장 동향을 지켜본 뒤 하반기(9월)와 연말(12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시장은 금리 인상 대비 끝나
이날 옐런 의장의 연설문이 공개된 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3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79.7%로 올렸다.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뉴욕증시도 이날 소폭이지만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마감하며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0.9% 상승하며 4주 연속,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와 0.4% 오르며 6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7.2% 하락하며 10.96까지 떨어졌다.
◆돌아온 강달러 현상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강(强)달러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0.66% 하락한 101.34를 기록했지만 최근 한 달간 1.5%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이틀 동안에만 25원40전 급등(원화가치 급락)하면서 3일 1156원10전으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외환시장에 빠르게 반영된 현상이란 분석이 나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이상열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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