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날아 오르고 있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업황 고점 논란을 넘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무풍 지대를 누비는 모습이다.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고공비행에 동참했다.
6일 오후 2시2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만4000원(1.21%) 뛴 200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96만1000원으로 하락 출발해 장중 201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또한 강세다.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2100원(4.46%) 오른 4만9200원을 기록 중이다.
두 회사의 주가는 차익실현 매물과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으로 한동안 주춤했다. 지난달 초 외국계 투자은행인 UBS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를 고점으로 꺾일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특히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된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달 1일 5만4900원에서 약 한 달 만에 4만5000원선으로 떨어졌다.
팔자세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고점 논란이 희석되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삼성전자 사자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도 오후 1시를 기준으로 외국인이 6만3000주를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도 7000주를 사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6만9000주, 기관은 22만주 사들이는 중이다.
반도체 장비주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주성엔지니어링(4만5000주), 원익IPS(3만1000주), 이오테크닉스(1만1000주)를 순매수 중이며, 이들 기업 모두 2~5%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사자 행렬이 '실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19조5720억원, 영업이익은 40조5027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77%, 38.51% 증가한 성적이다.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이 23조6835억원, 영업이익이 8조962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7.71%, 147.08% 급증한 수치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패널 가격 지표는 예상보다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를 전망하는데, 전방 수요 약세로 단기적으로 업황 고정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는 사드 보복 우려에도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잠재적 변동성 확대 요인이 산적한 상황으로, 업종별 기초체력을 충실히 반영한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반도체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은 한국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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