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종가 200만원 첫 돌파…'중국 사드 보복' 누른 반도체주의 힘

입력 2017-03-06 18:55   수정 2017-03-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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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7% 반등

미국 마이크론 실적 호조 전망에 반도체 업황 정점 논란 '일단락'
테스·주성 등 장비주도 강세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악재 쏟아져도 외국인 3000억 이상 순매수
"한국증시 기초체력 강해졌다"



[ 최만수 기자 ]
반도체 훈풍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얼어붙었던 한국 증시를 녹였다. 반도체 업황 정점 논란,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종가 20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자 외국인들이 강도 높은 순매수로 화답했다. 이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1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불안 요소에도 국내 증시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해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사드 무풍지대’

삼성전자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3000원(1.16%) 오른 200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장중 200만원을 돌파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200만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에 이어 2위인 SK하이닉스도 4.78% 오르며 지수 상승 동력이 됐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61포인트(0.13%) 오른 2081.36에 마감했다. 테스(7.98%) 주성엔지니어링(3.92%) 원익IPS(3.54%) 등 반도체장비주도 코스닥지수의 상승(0.55%)을 이끌었다.

이날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IB) UBS가 촉발한 ‘반도체 업황 정점 논란’이 일단락된 때문이란 진단이다. UBS가 지난달 7일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재고 증가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뒤 SK하이닉스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하지만 지난 3일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43억5000만~47억달러에서 46억5000만~50억달러로 높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사상 최고가인 25.57달러에 마감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고점을 논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숫자로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국내외 증권사 중 가장 높은 270만원으로 제시했다.

반도체는 중국의 위협에서 ‘무풍지대’라는 분석도 상승세에 한몫했다. 세계 D램 시장의 6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고 중국 반도체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을 억제하면 화웨이 오포 등 주력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한국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하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IT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무역 보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초체력 탄탄해진 한국 증시

이날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 위협,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악재들이 시장을 옥죄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유가증권시장에서 2319억원, 코스닥시장에선 7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과거 대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에 코스피지수가 2000 밑으로 떨어졌다”며 “더 큰 악재에도 지수가 꿋꿋이 버티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업의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의 온기는 사드 직격탄을 맞은 주식들에도 번졌다. 아모레퍼시픽(3.38%) 현대차(2.11%) 호텔신라(0.68%) 등이 상승세로 전환했고 장 초반 3%대로 급락하던 롯데쇼핑도 낙폭을 줄여 0.47% 하락한 21만1000원에 마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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