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 대가는 국민이 피눈물로…"
비문 의원들과 회동…세 규합 나서
[ 은정진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는 6일 “정쟁과 분열이 나라를 망치도록 둬서는 안 될 것”이라고 현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팎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 정치가 대의명분만을 따져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전 대표가 정쟁에 따른 국론분열을 비판한 것은 지난 1월8일 이후 두 달 만에 올린 공개 메시지로, 그의 탈당설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병자호란 때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뒤 국론분열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을 한탄하던 인조가 ‘나라는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 무너뜨린다’고 했다”며 “최근의 국제 정세와 국내 정치상황을 보면서 과거 우리 역사의 교훈을 되돌아본다”고 말했다.
이어 “옳고 그름을 다 따지기도 전에 국난이 코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그 대가는 국민의 피눈물로 치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야권 내부에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며 탈당을 결행하기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개헌은 물론 자신이 발의한 경제민주화 법안인 ‘상법개정안’ 처리에도 문 전 대표와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문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구성원 중에서 거기(경제민주화)에 열의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민주당 내 한 비문(비문재인) 의원은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당 대선주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이 경우 국민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끝나고 나면 새로운 정치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이종걸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내 일부 비문계 의원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측근들에게 “이 당으로는 안 된다”는 말을 수시로 했던 김 전 대표가 비문계 의원들과 접촉에 나서자 탈당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걸·이언주 의원 등 개헌파 의원들은 자체 분권형 개헌안 초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개헌에 힘을 싣고 있는 김 전 대표의 거취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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