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텐]아시아 레이싱, 격변의 시대

입력 2017-03-07 12:36  


[최진석 기자]아시아 레이싱계가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의 아시아를 대표하는 레이스 ‘슈퍼GT’와 AFOS의 ‘GT 아시아’ 외에 새로운 레이싱 대회가 속속 개최되면서 활황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블랑팡 GT 아시아’다. 여기에 ‘아시안 르망’과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덩치를 키우고 있다. 모터스포츠 선진국인 일본에서 신흥 강자인 말레이시아, 중국 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도 보인다.

작년 말 블랑팡 GT를 운영하는 SRO가 ‘블랑팡 GT 아시아’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GT3와 GT4로 구성되며 2018년부터는 두 클래스를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일정도 공개했다. 총 6개 라운드다. 매 라운드마다 1시간짜리 레이스를 두 차례씩 총 12회의 레이스가 열린다. 총상금은 30만달러, 여기에 40만달러의 물류비용 보조금이 지급된다. 20개 팀에 2만달러 정도의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작년 말만 해도 블랑팡 GT 아시아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팀은 많지 않았다. 앱솔루트 팀 벤틀리, 피닉스 레이싱 아시아(아우디) 등 GT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팀들은 잔류 선언을 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팀이 늘어나고 있다. GT 아시아와 블랑팡 GT 아시아 사이에서 아직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팀들도 다수 있다.

블랑팡 GT 아시아는 서포트 레이스로 람보르기니 슈퍼트레피오 아시아와 함께 한다. 이 역시 블랑팡과 같은 줄기이기 때문이다. 또 아우디 R8 LMS 컵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대회에선 한국인 드라이버 유경욱 선수가 속한 팀아우디코리아가 참가하고 있다.
GT 아시아의 일정은 다음 달 8~9일 말레이시아 세팡 서킷에서 시작한다. 2전은 5월 20~21 태국 창 서킷, 3전은 6월 24~35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 4전은 9월 23~24일 중국 상하이서킷, 5전은 10월 21~22일 중국 저장 서킷에서 차례로 열린다. 주최 측은 “GT 아시아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GT 아시아와 블랑팡 GT 아시아를 함께 소화하기에는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 레이싱계도 블랑팡 GT 아시아의 유탄을 맞았다. 국내 첫 내구레이스 경주인 ‘레이스123’ 개최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4월 8~9일 말레이시아 세팡 서킷에서 경주를 한 참가팀들이 다시 짐을 꾸려 4월20~22일 한국의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로 이동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레이스123은 8~10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내구레이스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해야하는 팀들이 보름만에 이동과 준비를 마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다. 레이스123 주최 측은 참가를 고려하던 팀들이 이런 일정을 이유로 레이스123 출전을 포기하면서 ‘성원 부족’ 사태가 나자 불가피하게 대회를 연기해야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블랑팡 GT 아시아의 개최로 아시아 레이스 시장의 일정이 한층 촘촘해졌다. 한국의 레이싱 관계자들은 이런 흐름을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전략적 제휴, 국내 개최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 우수한 드라이버들이 해외 레이싱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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