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수지 증권부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지난해 인수·합병(M&A)을 통해 올 1월 나란히 새로 출범했습니다. 각각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을 합쳐 미래에셋대우로, 현대증권의 이름은 버리는 대신 KB투자증권에서 KB증권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새로운 증권사가 안착하려면 내부 통합도 필요하지만 외부에 새 증권사의 탄생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겠지요. 대표적인 것이 TV광고 입니다. 그간 새로운 회사를 통합해 덩치가 커진 증권사들은 광고를 제작해 세상에 새 브랜드를 알렸습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각각 광고를 제작해 올 초부터 내보내고 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두 증권사의 TV광고 전략이 서로 달라 눈길을 끕니다.
미래에셋대우의 광고는 차분하고 웅장한 분위기에서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0초 분량의 광고 전체가 내레이션으로 가득 차 있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금융의 없었던 길을 가려고 합니다. 글로벌 자산배분으로 고객께 더 많은 부를 드리기 위해, 투자를 통해 활기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미 익숙하거나 만들어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 새로운 회사가 새로운 길을 만듭니다.’
미래에셋대우 광고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직접 신경을 쓴 ‘작품’입니다. 박 회장이 사내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광고 내용을 만들고, 완성본을 박 회장이 직접 다듬었다는 후문입니다. 박 회장은 지난 1월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휴대폰을 직접 꺼내 기자들에 이 광고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박 회장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설명과 함께였지요.
KB증권의 광고 분위기는 정 반대입니다. 강렬한 비트와 함께 광고가 시작되면서 ‘내 이름은’이라는 뜻의 ‘My name is’라는 가사가 반복됩니다. 화면에는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KB증권이라는 이름이 나타나는 식이지요. ‘My name is KB증권’이라는 가사가 다섯번 이상 반복 된 뒤 ‘KB와 현대증권이 만나 KB증권이 되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는 것으로 광고가 마무리 됩니다. 메시지보다는 새로 출범한 증권사의 이름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이지요.
전략은 서로 달랐지만 두 증권사의 광고 전략 모두 효과적이었던 모양입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3월 증권사 브랜드 평판을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대우가 1위, KB증권이 2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순이었지만 순위가 확 바뀐 겁니다. 두 증권사가 통합 과정에서 언론에 자주 노출된 데다 광고와 마케팅을 늘려 브랜드 평판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광고가 더 마음에 드시나요? (끝) /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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