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상품 발굴 주력
"단순 판매보다 운용에 초점"
[ 김은정 기자 ]
국민은행이 올해 전산망 등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전면 교체한다.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상품 포트폴리오도 대폭 바꾸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전산·상품 교체를 통해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주전산기를 기존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 확산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와 선호도를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IBM 메인프레임은 폐쇄형 시스템으로 보안성은 우수하지만 타사 제품과 호환이 불가능해 핀테크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유닉스는 개방형으로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호환성도 좋아 핀테크와 연계한 금융상품을 신속하게 개발·출시할 수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주전산기로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국민은행은 주전산기를 교체하면서 기존 판매상품을 계정별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 프라이빗뱅커(PB)가 관리하는 모든 고객의 수익률, 상품·연령·기간 등에 맞춰 체계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는 게 가능해진다.
지금은 상품 계정별로 호환이 이뤄지지 않아 펀드, 연금상품, 투자상품, 정기 예·적금 등 특정 상품만 수익률이 집계돼 종합적인 수익률 관리가 쉽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구축에 맞춰 자산관리, 영업, 고객전략, 신탁 부문 등의 성과 평가에서 고객 수익률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전면 개편한다. 국민은행과 KB증권이 협업해 내놓는 기업투자금융(CIB) 관련 상품의 리테일(소매) 판매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중복 상품을 정리하고 증권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향이 짙은 은행 고객을 위한 중(中)위험·중수익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CIB 관련 상품을 일반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면 전반적인 투자 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자산관리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말 신설한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중심으로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인력이 참여해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점검과 퇴직연금 투자상품 개발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수수료 체계도 고객 중심으로 개편한다. 지난 7일 출시한 운용수익률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6개월 안에 실제 운용수익률이 미리 정한 목표수익률(연 3%)에 도달하면 정상적인 수수료(판매금액의 1%)를 부과하고, 도달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절반으로 깎아주는 신탁상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상품 운용과 수익률 제고로 은행 영업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전산시스템, 상품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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