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50%"…보톡스업체 잘나가는 비결은

입력 2017-03-08 18:23   수정 2017-03-09 06:30

바이오 톡톡

원재료 보툴리눔 독소, 미생물이라 자체 증식
추가 투자없어도 원재료 계속 증가하는 셈

매출 대비 고정비 절감 효과…진입장벽 높아 고속성장



[ 김근희 기자 ]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독소 제제 업체들이 50%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원가와 관리비, 판매비 등을 빼고도 매출의 절반이 남는다는 얘기다. 일반 가전업체 영업이익률이 4%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눈부신 실적이다. 비결은 뭘까.

메디톡스는 지난해 7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56.4%였다. 매출은 1332억원으로 50.6% 증가했다. 지난해 6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휴젤의 영업이익률도 50.9%에 달했다. 매출은 90.9% 늘어난 1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 상장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다섯 배가량 높은 것이다.

보톡스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보툴리눔 독소의 특성 때문이다. 원재료인 보툴리눔 독소는 미생물이어서 온도와 습도 등 일정한 조건만 맞으면 자체 증식을 한다.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아도 원재료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셈이다.

업체들은 원재료인 보툴리눔 독소에서 독소 단백질을 분리 정제하고 아주 소량으로 나눠 제품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1개의 약병(바이알)을 제작하는 데 보툴리눔 독소 5나노그램(1ng=10억분의 1g)이 사용된다.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고정비 절감 효과도 커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진입장벽이 높아 새로운 경쟁사가 나타나기 힘든 점도 보톡스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요인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1g만으로 1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독이다.

이 때문에 생물 무기 금지 협약 대상 물질로 지정됐다. 생물 무기 금지 협약 대상 물질은 국가 간 거래가 금지되고 제조 및 수출입 규제가 엄격하다. 원료인 보툴리눔 독소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관련 사업을 하기가 쉽지않다.

의료기기인 필러와 달리 보툴리눔 독소 제제는 의약품이다. 임상시험 등 허가 조건이 그만큼 까다롭다. 세계에서 보톡스를 개발한 회사는 미국 엘러간과 솔스티스뉴로사이언스, 프랑스 입센, 독일 머츠, 중국 란저우생물제품연구소, 한국 메디톡스와 휴젤 대웅제약 등 8곳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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