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핵심보직 싹쓸이한 서울의대

입력 2017-03-08 18:26   수정 2017-03-09 06:22

현장에서


[ 이지현 기자 ] “특정 대학 출신이 보건의료 정책을 펴는 주요 요직을 장악하는 바람에 자칫 정책 편향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지난 7일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취임을 두고 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연세대 의대를 나온 손명세 심평원장이 물러나면서 국내 의료계는 서울대 의대 전성시대를 맞았다.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요직은 물론 의료 단체장 자리를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 중용은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부터 시작됐다. 2014년 12월 임명된 성 이사장은 197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의사다.

2015년 8월 임명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198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 장관도 정형외과 의사다. 1998년 주양자 전 장관 이후 17년 만에 의사 출신 장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 장관은 성 이사장의 직속 후배다. 두 사람은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대한병원협회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각별한 사이다.

보건의료 요직에 서울대 의대 의사가 임명된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임명된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198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호흡기내과 의사다. 김 심평원장은 197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전공과목은 혈액종양내과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보건의료 요직을 의사들이 싹쓸이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특정 대학 출신이 독식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부기관뿐 아니다. 주요 이익단체장도 서울대 의대 독무대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 이윤성 대한의학회장 등이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다. 유관기관 단체장 중 서울대 의대 출신이 아닌 의사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서로 잘아는 선후배 사이여서 긍정적 효과를 낸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관장끼리 유대관계가 강해 현안 업무 협조가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책 집행 경험이 없는 의사들이 연이어 정부기관 수장 자리에 오르다보니 업무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후배 서열이 강한 의료계 특성상 다양한 의견을 내기 어려운 게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의료 정책 편향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이지현 바이오헬스부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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