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마저 사라졌다.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2013년 3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예선에선 네덜란드가 9회말 나온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대만을 6 대 5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2승째를 올린 네덜란드는 이스라엘(2승)과 함께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네덜란드가 이날 패하고 9일 이스라엘을 상대로도 진다면 한국은 ‘경우의 수’를 노릴 수 있었다. 한국과 대만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3승)-한국(1승 2패)-네덜란드(1승 2패)-대만(3패)’ 순위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중계방송엔 9만명의 접속자가 몰리며 초미의 관심임을 증명했다. 외국팀끼리의 대결엔 이례적인 수치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보란듯이 대만을 눌렀다.
엎치락뒤치락 하던 두 팀의 승부는 경기 막판 결정됐다. 8회말 4 대 5 상황에서 네덜란드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9회말에선 대만의 수비 실책과 몸 맞는 공, 안타를 엮어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결국 유릭슨 프로파르가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경기를 종료시켰다. 네덜란드와 대만, 그리고 한국까지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타이중 참사’로 불리는 지난 대회 1라운드 탈락 이후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한 뒤엔 내심 WBC 우승까지 노렸다.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였다. 오히려 안방 고척에서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충격패를 당하며 일본과 미국에서 열리는 ‘진짜 무대’엔 발을 들이지도 못하게 됐다.
야구 변방으로 밀려난 한국은 9일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나란히 2패를 기록한 대만과의 ‘단두대 매치’다. 프로야구 리그를 운영하는 전세계 4개국 가운데 두 나라가 꼴찌를 다투게 됐다. 누가 지든 굴욕이다.
반면 한국과 함께 ‘역대 최약체’ 평가를 받던 일본 대표팀은 나카다 쇼의 홈런을 앞세워 2연승을 거두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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