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충돌과 불안한 탄핵 정국에도 한국 증시에 러브콜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기업 실적이 외인부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보다 긍적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1263억원을 순매수하며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사자'는 불확실성이 축소되는 과정에 베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 등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겹쳤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들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의 이해가 깔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0만원선에 안착했다는 점도 호재라는 평가다. 그는 "삼성전자가 심리적 저항선인 200만원을 돌파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최근 세계 주식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보다는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반도체는 물론, 은행 통신 업종도 외국인의 순매수로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도 하나금융지주 KB금융 DGB금융지주가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이며, SK텔레콤도 1.87% 올라 52주 신고가로 치솟았다. 전날에는 LG유플러스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외국인은 물론 증시를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되면 국내 증시는 1분기 실적 시즌에 진입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차 실적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2월에 이어 3월에도 재차 상향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의미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 환경의 점진적인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투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과 더불어 VIX, EMBI 스프레드 등 금융시장의 주요 위험 지표들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보다 우호적인 시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및 수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고, 경기가 확장 국면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통신(IT), 금융 소재, 산업재가 주도하는 환경이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당분간 한국 기업의 전체 수출, 원자재 및 자본재 기업의 실적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의 저점은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일시적 급락은 좋은 매수 기회다"고 덧붙였다. IT 화학 은행 업종의 주가가 올랐지만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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