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서비스 경험이 성패 갈라
서비스 전략은 디자인적 사고가 필요
일단 스케치로 윤곽을 잡은 다음 조금씩 고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서비스 경험 디자인
김진우 지음 / 인그라픽스
모든 것을 카피할 수 있는 시대, 레드오션이 아닌 곳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업 기회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다.
김진우 연세대 경영대 교수의 《서비스 경험 디자인》은 품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꼼꼼히 읽으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서비스 경험 디자인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기억에 남는 경험 또는 진정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한다. 서비스 경험 디자인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서비스 경험을 디자인하는 장기적인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 경험은 무엇을 말하는가. 디자인 영역의 출발점은 그래픽 디자인과 시각 디자인이며, 이들은 산업 디자인으로 향한다. 여기에 인간 요소를 포함하면 인터랙션 디자인 차원으로 확대되고, 그 다음으로 서비스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사용자뿐만 아니라 고객까지 만족시키려면 고객 경험 디자인을 하게 되고, 이해 당사자의 만족까지 고려하면 서비스 경험 디자인까지 진화한다.
서비스 경험 디자인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진정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진정한 경험에는 기억에 남는 경험과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경험, 주변 사람과 환경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경험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아마존닷컴이 프라임 에어라는 드론(무인항공기) 서비스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서비스 경험 디자인이란 시각에서 보면 서비스 사용자에게 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런 경쟁에서 성공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디자인 사고에 능한 서비스 경험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
이 책은 모두 13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3장은 서비스와 경험 디자인 전반을 소개한다. 4~11장에서는 서비스 경험 디자인에 성공하는 과정을 발견 단계, 정의 단계, 개발 단계, 전달 단계로 나눠 2개 장씩 다룬다. 마지막 2개 장은 서비스를 출시한 뒤부터 미래 전망까지를 다루고 있다.
다소 어려운 내용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나가면서’라는 주제로 요약 정리를 해뒀기 때문에 독자들이 내용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저자의 조언 중 귀담아들어둘 만한 대목은 서비스에 관한 한 너무 완벽한 준비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빨리 만들어보고 부족한 점을 찾아 다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디자인 사고로 스스로 무장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은 스케치의 생활화다. “대부분 사람이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스케치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프로토타이핑을 할 때는 과감하게 스케치하라.” 경제의 서비스화라는 추세를 감안하면 꼼꼼하게 정독해야 할 만큼 잘 쓴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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