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창과 방패'
[ 고윤상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그동안 창과 방패로 활약했던 이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57)은 10일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취재진 질문에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와 국민 주권주의를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18명 규모의 대통령 변호인단은 충격을 받은 듯 대부분 침묵했다. 서석구 변호사만 “모든 언론이 대통령과 대리인단을 인격살인하고 인민재판했다”고 반발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에선 바른정당 소속 권 위원장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그는 지난달 27일 헌재 최종변론에서 “박 대통령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했음을 소리 높여 선언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일하다가 2009년 보궐선거(강원 강릉시)에 당선돼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처음 4명(이중환, 손범규, 서성건, 채명성)으로 시작해 18명까지 늘어났다.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동흡 변호사 등 법리쟁점에 치중한 이들과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 등 ‘태극기 정서’에 호소하려는 이들로 나뉘면서 ‘자중지란’을 빚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의 한 원로는 “여론으로만 보면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은 맡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소속 로펌에 사표를 내고 무료 변론을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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