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매년 3월은 각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유난히 분주한 때입니다. 각종 이사회에 주주총회 등 굵직한 일정들이 몰려 있거든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은행장 신규 선임 및 연임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예정이기도 합니다.
사실 각 은행장들은 요즘 그 어느 시기보다 긴장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융당국이 급증한 가계대출을 우려해 매주 가계대출 동향을 파악하고 통계를 집계하기로 하는 등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고요. 시범 운영을 마친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는 본격 영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미한 수수료 이익 비중이라는 고질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 정서와 수익 확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도 하고 있습니다.
은행뿐만이 아닌 증권, 카드, 보험 등 각 계열사까지 모두 챙겨야 하는 금융그룹 수장은 더욱 그러할 겁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대표적이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듯 합니다.
그런 윤 회장인 일주일간 미국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미래금융 및 전략 등 KB금융 임원과 함께 지난 5일 미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12일 귀국하는 윤 회장은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 등을 오가며 구글, 아마존, 현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등을 두루 방문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회장은 업무 제휴나 공식 행사 등 별도의 외부 일정 없이 순수하게 각 기업 CEO나 임원, 실무자들을 만나 다양한 업계 동향과 업무 추진 상황, 금융·정보기술(IT) 관련 의견을 듣고 있다고 합니다. 통상 CEO들이 해외 출장을 가게 되면 공식적인 외부 일정만 소화하고 오는 것과 조금 다른 행보입니다.
KB금융에서도 현지 트렌드를 파악해 그룹 차원의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한 출장이라고 설명합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금융 환경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 순간의 실기(失機)가 금융그룹의 명운을 뒤바꿀 수 있다는 윤 회장의 절박함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개인 고객 수와 영업점 수를 갖추고 있는 국민은행은 빠르게 전략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영업점 등 오프라인 채널 대신 인터넷·모바일 등 비(非)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핀테크와 디지털 금융에서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윤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항상 기존과는 또 다른 모습의 ‘퍼스트 무버(선도자)’를 주문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윤 회장의 출장이 KB금융과 국민은행에 어떤 활력으로 작용해 상품·서비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기대해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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