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증시는 ‘안갯속’을 달리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북한 미사일 도발, 미국 금리 인상, 유럽 각국 선거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변수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상단’인 2050~2100선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1조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덕분이다. 과거 대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국내 증시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해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외 변수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외국인 투자자의 탄탄한 매수세를 기반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투자자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실적 전망이 좋은 주식들은 이미 너무 많이 올랐고 ‘사드 후폭풍’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유통 엔터 카지노 등의 주식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여기에 LG전자 팬오션 등 작년에 지지부진한 소외주들이 오르는 ‘순환매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저평가된 우량주에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 가치에 비해 빛을 못 보고 있는 ‘숨은 진주’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낙폭이 컸던 내수주 중에서도 1분기 실적 기대가 이어지고 있는 유통 및 필수소비재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김병전 파트너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매우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실적과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을 집중 공략하는, 정도를 지키는 매매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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