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프리카에 '교육한류' 새바람 일으키자

입력 2017-03-12 17:20  

가장 젊고 역동적인 아프리카 대륙
ODA 활용한 교육원조 강화가
한국의 존재가치 높이는 지름길

장호성 < 단국대 총장 >



아프리카를 가난과 기아, 내란과 폭동의 대륙으로 보던 시대는 갔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대륙으로 30세 이하 청년층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세계은행은 2011년 아프리카가 30년 전의 중국, 20년 전의 인도가 이룬 고속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발전의 중심지이자 견인차가 될 가능성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강대국들의 경쟁적인 러브콜이 그 방증이다. 미국은 2014년 3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고, 중국은 2016년 개발협력증진 10대 계획을 공표하면서 60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일본 역시 2016년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우리 정부도 2006년도에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를 발족했다. 지난해 열린 이 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0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7배 이상, 투자는 6배 이상 증가했다”며 “아프리카 관련 액션플랜에 앞으로 2년간 50억달러, 4년간 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 외교’에 대해 ‘뱁새가 황새 따라 하기’ 아니냐는 눈총도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결국 한국 경제의 활로이기에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한국에도 강점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과는 다른 역사적 경험을 아프리카와 공유하고 있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강대국의 세계 지배를 둘러싼 전쟁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내전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픔을 겪은 ‘PCPD(Post Conflict Post Disaster)’ 지역이다. 한국은 이 전쟁과 파괴를 겪은 뒤 정치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그것도 고속으로 이룬 거의 유일한 국가다.

PCPD 국가로서 한국이 이룬 인상적 성취는 교육 덕분이었다. 인적 자원의 개발을 통해 압축 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험과 교육적 자산은 다른 나라가 줄 수 없는 ‘한국적 원조 아이템’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인 인적자원 개발을 통한 경제 개발 노하우, 교사 역량, 정보통신기술을 응용한 교육용 하드웨어 등 이 삼박자를 갖춘 교육 원조가 아프리카 원조 경쟁에서 한국의 존재 가치를 드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14일부터 세네갈에서 열리는 아프리카교육발전협의회(ADEA) 총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육부는 이 회의에서 한국의 교육부문 공적개발 원조가 그동안 거둔 성과를 점검하면서 향후 진로를 가늠하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원조사업은 앞의 세 가지 아이템에 국내 대학들을 앞세운 협력체계를 정밀하고도 공고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단국대는 30년 전부터 가봉공화국 국립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초청 유학 사업을 펼친 바 있다. 이처럼 각 대학이 갖고 있는 지역적 협력 네트워크를 촘촘히 엮고, 여기에 각 대학의 학문적 강점을 실어 정부가 후방 지원을 더 한다면 중국이나 일본의 물량 공세에 못지않은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개발원조 사업을 국내 전문가 및 청년들의 해외 진출 기회로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K팝이 우리나라의 글로벌 이미지를 고양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이 상승하듯이 아프리카에 교육 한류 바람이 거세지길 기대해본다.

장호성 < 단국대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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