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광장집회는 충돌 없이 끝나
[ 김동현/구은서/성수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2일 논평을 내고 “이 모든 결과를 스스로 안고 간다고 했으니 검찰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구속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저항본부)는 “앞으로 태극기집회에 열심히 참가해야 한다”며 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홈페이지에도 “박근혜는 반드시 부활한다” “오늘의 치욕을 갚아야 한다” 등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이 쏟아졌다.
저항본부와 퇴진행동은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대통령 파면선고 후 첫 광장집회를 열었다. 과격·폭력시위에 대한 우려와 달리 이들은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집회를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탄핵 무효”를 외쳤다. 귓전을 따갑게 때리던 주최 측 확성기와 스피커 숫자도 확연히 줄었다. 저항본부 측은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을 새로 지명해 다시 심판하라”는 성명을 냈다. 상당수 참가자는 헌재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근조(謹弔)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았다.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도 ‘열정’에서 ‘냉정’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매주 태극기집회에 나왔다는 김모씨는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안 한다”고 말했다. 선고 당일 태극기집회에 참가한 세 명이 과격시위 과정에서 사망한 점을 의식한 듯 저항본부 측은 “폭력을 자제해 달라”고 방송을 통해 수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저항본부 측은 오는 18일 다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위해 보수의 뜻을 반영하는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퇴진행동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탄핵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곳곳에 놓였다. 일부는 ‘탄핵 축하 전’을 부쳐 돌리기도 했다. 조모씨(57)는 “헌재의 탄핵 결정은 7~8할이 촛불의 힘”이라며 “이젠 본업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41)는 “광우병 사태나 세월호 참사 때도 촛불시위가 있었지만 승리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김동현/구은서/성수영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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