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57)과 배우 김민희(35)가 불륜 보도 이후 처음으로 국내 공식석상에 나선 13일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해 "저희 사랑하는 사이다.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해) 처음에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일이고. 시간이 지나다보니까 다들 알아서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배우 김민희와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두 사람의 불륜설이 보도된 후 9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포토 타임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는 김민희의 허리를 자연스레 받치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김민희와 홍 감독은 그동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달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에 초청되자 동반 참석,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김민희를 '베를린의 여왕'으로 만든 작품이자 홍 감독과 김민희 두 사람을 연상시키는 내용의 영화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을 저지른 여배우 영희가 번민하는 내용을 다뤘다. 독일의 한 도시와 한국의 강릉을 배경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영희는 지인들을 만나며 본인의 마음을 헤아린다.
영화 속에서는 영희를 비난하는 세간의 시선에 반발하는 지인(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등장, 자전적인 영화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 감독은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경험을 활용하지만 (이번 영화가)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민희는 불륜설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는 최고의 경력을 경신했다. 한국 배우가 세계 3대 국제영화제(베를린, 칸, 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강수연(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 칸의 전도연(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이어 세 번째다.
김민희는 베를린영화제 수상 소감을 통해 "오늘 영화제에서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다.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함께 작업한 후 지난해 6월 한 매체의 보도를 시작으로 불륜설에 휩싸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다가 지난달 베를린영화제에서 커플 반지로 추정되는 반지를 낀 모습으로 등장했다. 홍 감독은 아내 조모 씨에게 협의 이혼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날 회견에는 배우 서영화, 권해효, 정재영, 송선미, 문성근 등도 참석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오는 2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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