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국민건강보험이 출범한 지 40주년이 됐다. 1977년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시작됐고 12년 후인 1989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했다. 그 결과 기대수명, 영아사망률 등 주요 건강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훨씬 웃돌 만큼 국민의 건강 수준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의 미래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적자가 시작돼 2023년 보험재정이 고갈된 뒤 2025년에는 한 해 적자만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인구 급증과 생산인구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국의 중·고교생 400명을 대상으로 ‘2016 청소년 건강보험제도 인지도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건강보험에 대한 청소년의 인지도는 30.5%에 불과했으며 건강보험 학습경험에 대한 기억도 11%에 그쳤다. 또 소득재분배 기능 등 공보험 기능에 대한 인지도는 약 13%에 불과했다. 현 교과 과정에서 사회보장에 대한 내용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제도인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내용은 다소 부족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주목할 점은 학습자가 비학습자에 비해 제도의 인지도와 공감대가 월등히 향상되는 결과를 나타낸 점이다.
국민건강보험은 강제 가입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공보험이다. 보험료는 부담 능력에 따라 차등이 있으나 부담 수준과 관계없이 균등한 보험 급여가 이뤄져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다. 민간보험이 보험료 수준에 따라 개인별로 다르게 보장하며 경우에 따라 가입 자체가 제한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민간보험이 보험료(100%)에 훨씬 못 미치는 지급률(보험료 대비 보험 혜택)을 보이는 것에 비해 국민건강보험의 평균 지급률은 170% 내외로 민간보험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이런 건강보험은 개발도상국에 보편적 건강보장(UHC)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미래는 청소년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건강보험의 우수성을 공감하고 지지하는 것은 제도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변함없는 미래를 위해 청소년 교과과정에 제도 내용이 보다 깊이 있게 수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필권 < 국민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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