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만남이라는 자평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힘찬경제추진단장으로 활약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15일 영입했다. 중도 진보 성향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재벌개혁 전도사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같은날 함께 영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들을 중심으로 더문캠 내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위원장은 김 원장이 맡고, 김 소장(경제분과)과 김 교수(사회분과)는 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로 일한 김 원장은 시장주의를 통한 경제성장을 대표해 온 이른바 ‘서강학파’를 이끈 좌장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 정책을 만든 장본인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독립적 싱크 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전시키는 데 전념해 왔다. 김 원장은 합류의 변으로 “욕먹는 길로 들어서는 것을 잘 알지만, 욕 안 먹고 논평만 하는 것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통합과 균형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 소장은 경제민주화 정책을 대표하는 학자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와 ‘박영수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재벌체제의 모순에 대해 증언하는 등 재벌개혁의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1997년 당시 권영길 대선 후보의 ‘국민승리21’ 정책자문단 총무국장을 한 이후 정치권 참여는 두번째다. 중도 진보 성향으로 사회통합을 주장해온 김 교수는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거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았던 이력이 있다. 당시 안 후보 사퇴 이후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위원회에서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협치와 대타협을 강조할 계획이다.
보수를 표방하던 김 원장과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김 소장의 만남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김 원장의 미래연과 김 소장의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1년 여 동안 매달 ‘보수-진보 합동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진영 간 대화를 이어왔다. 문 전 대표는 3인의 동시 영입에 대해 “좌우가 아닌 국민만 지향하는 ‘원칙 있는 통합’의 의지를 함께 모았다”며 “다양한 정책의견을 조정하여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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