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때리며 '한국산 부품' 더 산 중국

입력 2017-03-15 17:37   수정 2017-03-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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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제재땐 중국 경제도 타격
관광·문화·소비재에 '화풀이'



[ 이태훈 기자 ]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롯데 등에 대해 노골적인 경제보복에 나선 데 이어 15일부터는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소재 수입은 크게 늘리고 있다. 양국 분업구조상 중국은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제3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 산업 전반으로 무역 제한 조치를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은 지난 2월 한국에서 43억4000만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작년 같은 달보다 75.9% 증가한 수치다. 대(對)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한 직후 급감했다. 작년 7월 대중 반도체 수출은 4.9% 감소했고, 8월에는 23.1%까지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드 배치 발표 두 달 만인 작년 9월 수출은 7.1% 증가했고, 작년 12월에는 22.3% 늘어난 58억6000만달러어치가 중국에 수출됐다. 올 1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50.6%였다.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중 78.4%가 반도체 등 중간재로 분류된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중국이 무역제재를 가하는 품목은 소비재, 관광상품, 문화콘텐츠 등 중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는 것들”이라며 “제조업분야를 제재하면 중국도 충격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양국 경제가 상호의존적 관계이기 때문에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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